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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행복지수 언제나 높아질까

빈부 격차 확대와 기회의 불평등 사회 안전망 미비로 중하위권… 국민행복 위한 실용적인 정책 필요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21일 공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행복지수 10점 만점에 5.895점을 받아 54위를 기록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과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정도 등을 측정해 산출한 순위다. 한때 40위권까지 오른 적은 있지만 최근 3년간 계속 50위권을 맴돌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행복도는 중·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기대 수명(9위)과 1인당 국민소득(27위), 관용(40위) 부문에서는 중·상위권에 올랐으나 사회적 자유(144위), 부정부패(100위), 사회적 지원(91위) 등에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가장 나쁜 점수를 받은 항목인 사회적 자유는 개인적 자유와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주로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에서 기회의 평등이 제한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경제·사회적 약자들에게 개인적인 자유를 아무리 줘도 소용이 없다. 사회적 자유 없이 개인적 자유만 강조하는 것은 빵이 없으면 자유롭게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부정부패도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뿌리 뽑히지 않고 있다. 최순실 사건이나 최근 발생한 버닝썬 사건을 보면 권력과 유착된 비리 커넥션은 형태만 바뀌었을 뿐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회 보장 등을 의미하는 사회적 지원도 미흡하다.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용지표, 소득분배, 실업률 등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안전망까지 부족하면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낮을 수밖에 없다. 국민 상당수가 언제라도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과 불안을 안고 사는 것이다.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핀란드를 비롯해 최상위권에 위치한 북유럽 나라들은 경제 성장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동시에 추구한 국가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력을 가진 나라 중에서 한국이 행복도가 가장 낮은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평가 항목에는 없지만 환경 등을 포함하면 행복지수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자살률, 노인빈곤율은 1위이고 출산율은 꼴찌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각종 지표들은 개선되지 않고 소득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정책을 가장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정권 초기에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보다 되지도 않을 소득주도성장에 헛심을 쓰다 실기한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국민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정책 개발에 주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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