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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경수 사건 항소심 재판장의 준엄한 경고 새겨들어야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장인 서울고법 형사2부 차문호 부장판사는 19일 김 지사 지지자 등이 재판부를 비난한 행위에 대해 “법정 모독”이라고 일갈했다. 차 부장판사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재판부를 비난하고 벌써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재판을 해오는 과정에서 이런 사례를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차 부장판사는 “피고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한다는 이유로 진실과는 상관없이 불충분한 정보만으로 어떤 결론이 사실이라 추측하거나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기가 원하는 결론만 요구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고 재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김 지사 지지자 등은 차 부장판사가 2007~2008년 당시 양승태 대법관의 전속재판연구관을 지낸 점을 들어 ‘양승태 키즈’ ‘적폐 판사’라고 몰아붙였다. 또 김 지사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단하고 차 부장판사를 거칠게 비난했다. 법치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을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한 것이다. 차 부장판사가 이날 미리 준비한 ‘재판에 임하는 입장’을 통해 김 지사 지지자 등의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재판장이 재판 시작 전에 이런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지사 지지자들과 여권은 차 부장판사의 준엄한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재판부에 위력을 행사하거나 언어 폭력을 가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아야 한다. 김 지사는 재판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차 부장판사의 말처럼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면 된다. 현행법상 피고인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재판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재판부는 오로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항소심 재판을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 김 지사가 제기한 보석 신청과 불구속 재판 요청에 대해서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바란다. 도정 수행을 위한 보석 신청은 보석 허가 사유가 아닌 만큼 김 지사가 스스로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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