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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미세먼지대책기구는 정치성 배제가 관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의 수장직을 수락했다. 청와대가 17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새로운 미세먼지 기구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수장에 반 전 총장을 추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를 순방 중인 12일 이 제안의 적극 수용을 지시했다. 온 국민의 초미 관심사인 미세먼지 개선의 중대성을 인식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정부부처 간 관행적 협의로는 개선이 미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민간 차원의 고통스러운 노력 없이는 어떤 대책도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명확하다. 따라서 반 전 총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당연하다. 그는 유엔 활동기간 기후변화 등 국제환경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경험이 있다. 더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요청해 임명하는 중국 주도의 ‘보아오(Boao)포럼’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한·중 미세먼지 관련 양국 공조와 새 전기 마련에 외교력 및 국제사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고려다.

가시적 결과물들이 당장이라도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건 금물이다. 중국이 그동안 보인 책임 회피적 태도, 비핵화 문제로 살얼음판인 북한과의 관계, 과거사 및 독도 문제로 경색된 일본과의 관계 등을 감안하면 미세먼지 문제는 한참 뒷전일 수 있다. 미세먼지 관련 정부 정책들을 점검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이명박정부 때 경유차 정책이나 친환경에너지 정책, 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등은 이미 논란에 휩싸인 실정이다. 손 대표는 벌써부터 새 기구에서 정부 탈원전 에너지 정책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주문했다.

새로운 미세먼지 기구의 성격이나 운영을 설정할 때 정부부처의 권한 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달 15일부터 시행되면서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또 처음 제안될 땐 가칭 ‘범사회적 기구’였는데 반 전 총장은 ‘범국가 기구’로 표현하고 있다. ‘환경 외교’라고 할 만큼 새로운 기구의 외교적 활동도 민감한 사안이다. 더 중요한 건 정치적 입김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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