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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종·종교 달라도 모두 우리 이웃이다

모두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뉴질랜드 테러는 극단적 백인우월주의가 빚은 끔찍한 인종범죄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두 곳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50명을 숨지게 한 호주 출신 20대 백인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동기를 ‘백인의 땅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희생자 대다수는 이슬람 출신 이민자·난민이다. 범인은 비서구 출신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증오심에 사로잡혀 이처럼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테러 순간을 SNS로 생중계하는 등 죄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테러로 인한 희생자는 3년 연속 감소했으나 인종, 종교 등과 관련한 극단주의 테러 희생자는 오히려 증가 추세다. 지난해 10월 미국 피츠버그에서도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로 11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했었다. 피츠버그 테러범 역시 평소 유대인에 대한 혐오감을 표시해온 40대 백인우월주의자였다.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 IS와 알카에다의 무차별 테러와 이에 맞선 백인우월주의의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는 세계적인 피의 보복 악순환을 부르고 있다. 극단적 자국 우선주의, 민족주의, 반이민정서 등이 결합해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걷잡을 수 없이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극단적 대립의 끝은 공멸인데도 말이다.

뉴질랜드 사상 최악의 반이민·반난민 테러에도 흔들림 없는 이민·난민정책 추진 방침을 밝힌 저신다 아더 총리의 리더십은 테러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걸 각인시키는 생생한 증거다. 뉴질랜드는 인구 440만명 가운데 약 20%가 아시아와 중동, 남태평양 출신 이민자라고 한다. 범인은 “뉴질랜드도 한국, 일본처럼 단일민족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는데 하나의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는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결혼 이주자를 비롯해 외국인 노동자, 소수이긴 하나 이슬람 난민들이 정착해 살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우리의 이웃들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우리도 외국에 나가면 소수다. 다름이 곧 틀림은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정신이 흘러넘칠 때 극단적 배타주의는 설자리를 잃는다. 예수께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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