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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빌리티 혁신, 결국 택시요금 인상만으로 끝나나

카풀 등 대체수단 봉쇄되고 소비자 편의는 거론도 없이 택시요금만 인상… 정부·국회, 관전자처럼 행동할 땐가

지난 주말부터 서울 택시요금이 18.6% 인상됐다. 5년간 동결됐으니 인상이 필요함을 이해하면서도 시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피부로 느껴질 만큼 인상폭이 커서만은 아니었다. 택시요금 인상은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갈등 속에 단행됐다. 택시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불만→대체수단으로 등장한 카풀 등 공유 서비스→이를 저지하려는 택시업계의 조직적 반발→그것을 무마하려는 정부와 국회의 택시 지원 약속. 반년 가까이 이렇게 전개돼온 논의 과정에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가시화된 변화가 택시요금 인상이었다. 승차거부와 난폭운전 같은 택시 서비스 문제는 달라진 게 없고, 카풀은 겉돌기만 하는 협의기구에서 사장돼 가고 있다. 세계적인 모빌리티 혁신 추세에 맞춰 등장한 실험이 기존 업계의 저항에 밀려 발도 못 뗀 상황에서 논의의 본질이어야 할 이용자 편의는 거론조차 되지 않은 채 택시요금만 올랐다. 대체 서비스란 선택지는 봉쇄된 상태로 기존의 불만스럽던 서비스에 20% 가까이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니 달가워할 시민이 어디 있겠나. 이 문제를 다뤄온 정부와 국회의 갈등 조정 실력은 낙제점에 가깝다.

집단행동으로 카카오 카풀의 발을 묶는 데 성공한 택시업계는 ‘타다’ ‘풀러스’ 같은 다른 차량공유 서비스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지난주 집회에서 이를 유사 택시영업으로 규정하며, 시범운영을 중단한 카카오 카풀처럼 타다와 풀러스도 즉각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다 경영진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타다 기사들의 불법 영업을 적발하겠다면서 불법 행위를 유인하는 방법까지 공유하고 있다. 택시와 카풀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국회 주도로 마련된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이해당사자 간 협의라는 형식을 띤다. 모빌리티 혁신을 당사자들에게 맡기면 될 문제라 여기는 정부와 국회의 시각은 놀랍도록 근시안적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당사자 간에 타협이 이뤄진들 그것은 단기적 처방일 수밖에 없고,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소비자가 빠져 있으며, 소비자를 대변하고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 할 정부와 국회는 뚜렷한 방향 제시도 없이 관전자처럼 행동하고 있다.

택시와 카풀의 갈등으로 비롯된 이 사안에서 고민할 문제는 세 가지였다. ①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②세계 흐름에 뒤져 있는 모빌리티 혁신의 물꼬를 트고 ③이를 택시업계의 구조적 변화로 연결시켜야 한다. 자칫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을 향해 떠밀려 가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되짚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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