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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개월만에 또 희생자 낸 한화 대전공장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지난해 5월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은 지 9개월 만에 같은 공장에서 또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안전 시스템과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공장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추진체 생산시설을 한화가 1987년 인수한 곳이다. 지난해 사고 직후 김승연 회장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철저한 안전 점검과 사고 예방 노력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의례적인 당부였고 재발 방지 노력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다.

한화는 해당 사업장이 로켓 등 방위산업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보안시설이라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지난해 사고의 원인은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매뉴얼에도 없는 방식으로 충전설비 밸브를 나무봉으로 때리면서 가해진 충격이 폭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추정만 있을 뿐이다. 방위 산업이라는 이유로 이렇다 할처벌도 없었다. 대전시나 관련 부처에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도 아닌데 군수산업이란 이유로 사망 사고가 나도 그냥 덮고 넘어가는 분위기다.

중소기업도 아닌 대기업에서 제대로 된 안전 매뉴얼이 없거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2015년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폭발사고로 6명이 숨진 적도 있다. 잇단 오너 리스크 때문에 기업 내 안전 의식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사고 직후에도 그랬듯이 당국은 이 공장에 대해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똑같은 사고와 똑같은 대응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에는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산재 사망자 수가 연간 1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사고가 잦다. 2001년 이후 15년간 산업재해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26만명이 넘고 이 중 사망한 사람이 3만6000명이나 된다. 선진국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산업재해 사망자 수를 2022년까지 절반 수준인 500명 이하로 낮추기로 했지만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보다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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