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동남권신공항 논란 에 기름 부은 문 대통령

“2년 전 어렵게 확정된 사업 재검토 주장에 힘 실어줘… 논란 조속히 매듭짓고 김해신공항 건설에 속도 내야”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부산을 방문해 동남권신공항과 관련, “부산·울산·경남의 타당성 검증 결과를 놓고 5개 광역자치단체의 뜻이 하나로 모아지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고, 만약 생각이 다르면 총리실에서 검증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의하느라 다시 사업이 표류하거나 지나치게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기존 사업의 변경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동남권신공항 프로젝트는 과거 영남권이 입지를 놓고 국론분열 수준의 갈등을 겪었던 사안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논란 재연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진의가 무엇이든 2016년 6월 최종 결정된 김해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당장 부산시는 “대통령께서 큰 선물을 주셨다”며 반겼고 오거돈 부산시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대구시는 “시곗바늘을 13년 전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라고 반발했고, 경북도는 “국론분열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우려했다.

동남권신공항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12월 공식 검토를 지시한 후 역대 정부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이명박정부 때는 경제성 부족으로 무산됐고 박근혜정부에서 재추진됐으나 자자체들 간 셈법이 달라 첨예한 갈등을 겪었다. 대구·경북·울산은 밀양신공항, 부산·경남은 가덕도신공항을 주장하며 맞서다 결국 중간 지점에 있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으로 결론이 났다. 프랑스 용역업체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결정했고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이 합의해 일단락됐다. 국토교통부는 올 상반기 김해신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안을 확정·고시하고 하반기 설계에 들어가 2021년 착공, 2026년 완공해 개항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해신공항을 재검토하는 것은 더 큰 갈등의 불씨를 만드는 것이다. 지자체들 입장이 제각각이라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 갈등만 증폭시키고 김해신공항 건설만 지연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지역 갈등을 중재해 합의를 이끌어낼 복안도 없이 부산·경남의 표심을 의식해 덜컥 재검토 수순을 밟기로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국책 사업이 정치 논리에 휘둘려 오락가락해서는 안 된다. 김해공항은 지금도 포화상태다. 신공항 건설이 표류하면 피해는 공항 이용자에게 돌아간다. 정부는 불필요한 논란을 조속히 매듭짓고 김해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