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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2차 북·미 회담서 과감한 비핵화 조치 꺼내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2월 말로 시기가 확정됐고, 양측 고위급 회담 직후 스웨덴에서 실무회담이 시작됐으며, 미국 대통령은 “많은 진전”을 언급했다. 만남 자체에 의미가 부여됐던 1차 회담과 달리 2차 회담은 실질적 성과를 내야 성공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 회담의 일정이 잡혔다는 건 양측이 합의 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곧바로 마련된 실무회담을 통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회동이 처음 성사됐다는 사실도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2차 정상회담까지 남은 한 달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고비가 됐다. 우리 외교부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웨덴 현지에 가 있다. 북·미 실무회담에서 막후 중재를 넘어 좀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갖춰진 여건을 십분 활용해 긍정적인 전환점이 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향후 지난한 비핵화 과정을 완주하려면 지속 가능한 남·북·미 실무 테이블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 틀을 구축하는 기회로 이번 회담을 활용하기 바란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은 그동안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 왔다. 실무진의 협상 결과를 정상들이 추인하는 통상적 수순 대신 정상 간에 먼저 담판을 짓는 톱다운 방식이었다. 아직은 디테일이 협상 테이블을 좌우할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그래서 지금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진정으로 비핵화하려는 의지와 그것의 실행을 이끌어내는 지혜다. 북한은 2차 정상회담에서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꺼내야 한다. 영변 핵시설 사찰 및 영구 폐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 또는 해외 반출 등의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무엇이 됐든 말뿐인 약속을 넘어 구체적인 일정·방법과 신속한 실행이 수반되는 것이어야 양측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다. 또 협상이란 양측의 조건이 서로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이기에 이를 유도하고 수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연성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양측 모두 어렵게 찾아온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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