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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규제… 규제…” 토로한 기업인들, 실행으로 답하라

기업인 128명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에는 한국 경제의 당면 현실이 요약돼 있다. 지난해 수출이 처음 60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반도체 편중이 어느 때보다 심했고, 전체 수출의 80%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감당했다. 고용 증가분의 절반이 300인 이상 기업에서 창출됐으며 설비투자는 85%를 대기업이 했는데 2분기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출 의존, 반도체 편중, 큰 기업 위주의 고용, 대기업이 아니면 유명무실한 투자 등 의존과 편중의 불균형한 경제구조가 여러 통계로 확인됐다. 이는 개선해야 할 현상이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침체 수렁에 빠져드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이런 몫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이 적극적인 실험과 도전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그 여건을 충분히 조성해주는 것이다.

타운홀미팅 방식의 청와대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이 택한 첫 주제는 혁신성장이고 가장 먼저 나온 건의는 빅데이터 관련 규제완화였다. 이어진 발언도 다르지 않았다. 성과가 미진한 규제개혁을 꼬집었고 “기업이 규제완화를 호소해도 통하지 않으니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적으로 폐지되게 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이 간담회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기업인이 느껴온 갈증을 정부가 확인했다는 정도일 것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수차례 건의했던 문제와 제안했던 해법이 반복됐다. 이는 그동안 정부의 실행력이 기업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부족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초에 마련한 이 자리는 혁신성장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규제개혁을 과감하게 실천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최대 난제인 고용 창출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은 분위기 조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들어져야 하고 그 원천은 민간투자이며 투자의 주체는 기업이다.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정부와 기업은 ‘원팀’처럼 움직여야 할 파트너다. 정부의 정책이 기업에 적대적이란 인식은 옳든 그르든 확산돼 왔다. 이는 투자 의지를 위축시키고 도전을 망설이게 하는 분위기를 초래했다. “기업이 도약할 환경을 만드는 게 올해 정부의 목표”라는 문 대통령 발언이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 정책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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