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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민 위한 정책에 서민이 당한 일자리 역설

“고용참사 수치보다 정책 탓이란 사실에 더 큰 위기감… 유연한 정책 전환 통해 민간투자 막힌 혈맥 뚫어야”

서민의 일자리부터 사라졌다. ‘2018년 연간 고용 동향’은 소득주도성장이란 정부의 정책 기조를 무색케 했다. 서민의 소득을 높여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인데 소득이 높아져야 할 서민은 거꾸로 일터를 잃었다. 업종별 통계를 보면 지난해 판매종사자 일자리는 전년 대비 5만4000개 줄었다. 제조·건설 현장의 기술직·노무직 일자리는 15만9000개나 사라졌다. 청소용역 등 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도 6만3000개 증발했다.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고, 모두 서민의 생계가 걸린 일터였다. 자영업(도매·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2.6% 감소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짧았다. 그렇게라도 취업한 사람은 1년 새 11만7000명이 줄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종업원의 고용시간을 줄여서 버티다 결국 해고해야 했던 자영업계의 현실이 고스란히 통계에 담겼다. 연령별로는 가장 왕성하게 일해야 할 40대 취업자가, 산업 부문별로는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 취업자가 급감했다. 늘어난 건 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 등 재정이 투입된 공공 일자리뿐이었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역설적인 현실은 정부의 무능을 탓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정부의 고용참사는 무엇으로도 만회할 수 없는 오점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올라섰다. 부(富)의 규모는 커졌다는데 서민이 그것을 체감할 일자리는 계속 사라지고 있다. 전체 취업자 증가폭이 9년 만의 최저치로, 2017년의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는 숫자보다 그렇게 된 과정에 정부의 정책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국민에게 더 큰 위기감을 준다.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국제기구도 권고하는 포용적 성장을 하자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지금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이런 목표를 향해 가는 방법을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소득주도성장이란 우산 아래 제시된 정책들은 너무 경직돼 있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말했듯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민간이고 그 원천은 민간투자인데, 내놓는 정책마다 민간 경제주체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렸고 이를 보완해줄 유연성은 너무 더디게 가미됐다. 올해 일자리는 더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15만개 창출을 목표로 했지만 연구기관들은 10만개 정도에 그칠 거라고 전망한다. 세계 경기가 둔화 추세로 접어들어 대외 여건도 좋지 않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규제혁신, 신속하고 유연한 정책 전환을 통해 민간투자의 막힌 혈맥을 뚫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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