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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도 안하고 놀러간 의원들, 똑똑히 기억해둡시다

세금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난 국회의원들이 해외에서 놀다가 비난 여론에 놀라서 허둥댔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했는데, 열심히 일하지 않아 빈손 국회만 보여주던 이들이 떠났고 심지어 일이 채 끝나기도 전에 떠났다. 국회 운영위 소속 지유한국당 의원들은 27일 오후 6시35분 베트남 휴양지 다낭으로 출국했다. 국회에서 올해 마지막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특히 신보라 곽상도 의원은 각각 김용균법과 유치원 3법을 담당한 상임위에 속해 있고 김성태 의원은 최근까지 현안을 다룬 원내대표였다. 그들에게 법안 처리는 뒷전이었다. 다낭에서 5성급 리조트에 머물다 비난 여론을 접하고 황급히 한인 기업 방문 등 일정을 급조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28일 일본 오사카와 고베로 떠난 국회 운영위 민주당 의원들은 예정됐던 온천 체험과 관광 일정을 서둘러 취소했다. 여야 운영위원들은 대부분 30일 귀국했다. 31일은 청와대 민정수석이 12년 만에 국회 운영위에 출석하는데, 물어볼 말이나 제대로 준비했는지 모르겠다.

연말에 이렇게 다니는 게 관행이라고 한다. 상식이 있다면 올해는 그 관행을 접었어야 했다. 그럴 이유가 여럿 있었다. ‘피감기관 갑질 외유’ 문제가 불거져 난리를 쳤다. 전수조사까지 하면서 목적이 불분명한 외유성 출장은 자제하자고 했던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한국당은 지난해 집중호우 물난리 때 외유를 떠난 충청북도의원 3명을 제명했다. 그중 2명을 올해 지방선거에서 다시 공천했다가 모두 낙선하는 쓴맛을 경험했으니 민심을 확인했을 터였다. 특활비 논란도 있었다. 여야 할 것 없이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했는데, 외유 특권을 챙기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할 리가 없다. 세금이니 그랬을 테고 세금은 공돈이란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국회의원의 씀씀이를 틀어쥐어야 할 이유가 더 확실해졌다. 특활비부터 각종 운영비와 세비까지 엄격한 규정을 다시 세우고 투명한 검증체계를 갖춰야 한다.

한 국회의원은 외유 논란을 바라보며 “국민께서 기억했다가 표를 주지 않으셔야 한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국회에 자정(自淨)을 기대하긴 어려울 거라는 뜻으로 읽혔다. 유권자들이 똑똑히 기억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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