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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文 대통령 대선공약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 사실상 무산

교육부 ‘MBA와 기능 겹쳐’ 반대… 대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국민연금공단이 자체 운영키로

[단독] 文 대통령 대선공약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 사실상 무산 기사의 사진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 등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기금전문대학원 추진 및 군산조선소 재가동 GM대책 등 지원방안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연기금 운용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돼온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반대 의견을 낸 교육부와 유치를 희망한 전북 전주 지역이 맞선 가운데 국회가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이라는 대안을 채택했다.

2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1일 법안심사2소위를 열고 연기금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대신 ‘연기금운용인력양성프로그램’을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도록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법사위는 오는 26일 2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전북 전주를 찾아 “이곳을 제3의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며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해 6월 전주가 지역구인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해당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학위 과정에 해외연수를 포함하는 등의 부대의견을 담아 지난 2월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

그러나 대학 설립인가를 담당하는 교육부가 ‘기존 경영대학원(MBA) 등과 기능이 겹친다’고 반대해 이 법안은 법안심사2소위로 회부됐다. 2소위는 이견이 있는 법안을 재심사하는 곳이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접점을 찾지 못하다 결국 대학원을 세우지 않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국민연금공단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데 뜻을 모았다.

복지부는 이미 내년도 예산심의 때 이런 뜻을 내비쳤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은 지난 11월 8일 보건복지위 예산심사소위에서 “이 부분을 연금대학원으로 할지 아니면 연수기관으로 할지에 대해 다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재연구를 위해 3억원을 요청했고 국회는 최종 2억 원을 배정했다.

복지부의 주장이 한풀 꺾인 데엔 올해 초 나온 연구용역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구용역에선 ‘당장 대학원을 설치하는 것보다 국민연금이 자체 인력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해 내실을 다진 뒤 중장기적으로 대학원 설립을 고려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들이 (대학원 설립보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며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연기금 인력 양성을 위해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이탈이 계속되고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까지 무산되면서 전주를 금융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문재인정부 구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선 전주 이전을 전후해 2016년 30명, 2017년 27명이 퇴직했다. 전주 이전 후 두 차례 채용에서도 62명을 목표로 했으나 26명을 뽑는 데 그쳤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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