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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남호철] 관광산업 도약,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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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2011년 초 ‘아랍의 봄’이 시작됐다. 독재정권과 어려운 경제에 저항하며 일어난 국민운동이다. ‘현대판 파라오’로 불렸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축출된 지 7년이 지났다. 당장 평화와 번영이 올 것만 같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등장으로 테러가 부쩍 늘었다. IS 거점지역인 시나이반도는 물론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외국인 거점지역에서도 테러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도 이집트를 ‘관광위험국가’로 분류했을 정도다. 불안한 정세는 이집트의 주요 외화 수입원이었던 관광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런 이집트가 요즘 달라지고 있다. 민주화 시위와 쿠데타, 테러 등의 혼란 이미지가 차츰 사라지면서 관광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실상은 이집트 박물관에서 한눈에 보였다. 몇 년 전까지 한산하던 출입구가 아침 일찍부터 길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북적인다. 이집트 관광산업 회복에는 피라미드, 스핑크스를 비롯한 고대 건축물과 홍해, 지중해 해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여기에 이집트파운드화의 평가절하로 외국인 관광객의 호주머니 부담도 줄었다. 특히 이집트 정부의 관광에 대한 노력이 보태지면서 이집트는 관광산업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위축됐던 관광시장은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금지령 조치로 크게 위축됐다. 최근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금지령도 점차 해제되며 급감했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한국 관광 1번지’인 서울 명동에 나가보면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덕분에 국내 면세점들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가운 흐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 관광 진흥에 대한 소극적인 정부의 자세가 입에 오르내린다. 국가적인 관광 정책드라이브가 필요한 시점에서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을 없앤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관광에 대한 위기감과 긴장감을 일깨우지만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부족한 것도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힌다.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하면 관광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명확히 드러난다. 관광객 수 등에서 한국에 뒤지던 일본은 2014년부터 고삐를 바짝 죄며 한국을 추월했다.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이 금지된 기간 동안 중국인들은 한국 대신 일본으로 발길을 돌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1∼2017년 방한 관광객은 5.4% 증가에 그쳤지만 일본은 29.0% 급증했다. 일본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일본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광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아베 총리는 ‘관광 입국 추진 각료 회의’와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 비전 구상 회의’를 직접 지휘하며 적극적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3000만 관광객을 목표로 관광 진흥, 국제회의 및 외국인 비즈니스 유치 등 구체적인 사안도 제시됐다.

또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별 축제와 행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뿐 아니라 자연, 전통, 건축물, 음식 등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방관광 관련 경쟁력을 보유했다. 2011년 이후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한 것과 저비용항공 착륙료 인하, 전용 터미널 확충 등을 진행한 것도 관광산업 발전 요인으로 언급됐다.

이제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확대 정책에도 관광진흥은 곧바로 직결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한국 관광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칼자루는 정부가 쥐고 있다. 부처 간, 산업 간, 지역 간 협력과 상생을 일으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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