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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정폭력 방지대책 차질 없이 시행해야

정부가 27일 가정폭력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길 경우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가정폭력 방지대책을 내놓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가정폭력을 범죄로 인식하고 기존 제도의 허점을 보완한 것은 진일보한 조치다. 가정폭력은 피해자들의 인격을 짓밟고 생존까지 위협하는 사회악이지만 ‘집안 일’이라는 이유 등으로 관대하게 대응해 온 게 사실이다. 경찰청과 여성의전화 등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 동안 가정폭력 신고 건수 대비 검거율은 13%에 그쳤다. 기소율은 8.5%, 구속률은 0.9%에 불과했다. 신고해 봐야 훈방되는 게 대부분이고 심한 경우에나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지는데 어겨도 과태료 처분이 고작이다. 이러니 가해자들이 특별한 죄책감 없이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저지르는 것이다.

가정폭력에 더 이상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 흉기 공격이나 상습 폭행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상담을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하는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 대상에서 정도가 심하고 재범 우려가 높은 가정폭력은 배제키로 한 것도 마찬가지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경찰관이 상황을 판단해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취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한시적으로 유치장에 유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도 적절한 조치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처지여서 가정폭력을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 만큼 피해자 대상 전문 자립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보호시설 퇴소 시 자립지원금을 지급키로 한 것도 바람직하다.

정부는 대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 경찰관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대응 매뉴얼을 구체화하고 숙지시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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