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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엔 수출도 못 믿는다는 국책연구원의 전망

“자동차 등 전후방 효과 큰 산업 고전, 반도체도 호황 꺾여… 정부는 재정투입 효과만 믿어선 안돼”

투자 감소와 소비 둔화로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내년 경기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수출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26일 내놓은 ‘2019년 산업·경제 전망’의 요지는 내년엔 수출도 크게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산업연은 내년 수출증가율을 3.7%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증가율(예상치) 6.4%의 반 토막에 가깝다.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인해 수출물량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반도체 가격 하락과 국제유가의 횡보 등으로 수출단가도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다. 더 심각한 것은 수출의 양 뿐 아니라 질도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 글로벌 경제 여건이 13대 주력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이차전지 등을 제외한 9개 산업이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부정적’으로 판단된 주력 산업은 자동차 철강 일반기계 정유 가전 섬유 음식료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이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산업이 대부분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위축은 심각하다. 산업연은 자동차산업 생산이 올해보다 2.3% 줄어들고 수출도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차산업 생산은 2017년 -2.7%, 2018년 -3.3%에 이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미 부산 울산 경남 등 전국 주요 공업지역의 차 부품 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는데 진짜 충격은 내년부터 올 것이라는 얘기다.

반도체 호황도 한풀 꺾일 것으로 봤다. 반도체 부문의 2019년 생산 증가율은 6.8%로 두 자릿수(24.2%)를 기록한 올해보다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수출증가율은 9.3%로 올해(30.9%)의 3분의 1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올해 13대 주력 산업은 5.2%의 수출 증가세를 보이지만 내년에는 3.6%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그나마 이번 전망은 중국의 내년 성장률이 최소한 6%대 초반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이뤄졌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부 경제예측 기관들은 한국 수출 실적에 직결되는 중국 성장률 전망을 이보다 낮추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미·중 무역전쟁이 더 확대되면 중국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재정 투입의 효과를 믿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 관련 예산 54조원이 투입됐지만 고용 부진과 소득 양극화를 더 심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막연히 재정의 경기 부양 효과를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강곡선을 탄 국내 경기가 그나마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 당국이 가계와 기업에 신뢰를 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경제주체들에게 그러한 신뢰와 의지를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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