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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이 응답할 차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 사업을 대북 제재 예외로 인정한 데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유엔 안보리가 우리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15개 이사국이 모두 참여하는 대북제재위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번 대북 제재 해제가 미국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이 북·미 협상을 진전시키려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잇달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내년 봄 독수리훈련의 범위 축소 방침도 밝혔다. 이제 북한이 화답할 차례다.

북한은 지난 7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고위급 회담을 갑자기 연기한 이후 지금까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 국제 사회까지 나서 북·미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다. 북한은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마냥 유화적인 제스처만 보낼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워싱턴 조야에서 북핵 회의론과 남북 관계 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북·미 간 줄다리기가 장기화할수록 대북 제재를 강화하라는 미국 민주당의 요구가 빗발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잘 이행한다면 얼마든지 대북 제재를 추가로 해제할 수도 있겠지만 그 반대의 상황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남북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한 대북 제재 예외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본격적으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북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 이는 전적으로 북한이 얼마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우리 정부도 미국과 유엔 안보리가 성의를 보인만큼 미국 입장과 달리 남북 경협을 서두르거나 추가적인 대북 제재 예외를 또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연내 종전선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얽매여 북한에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미국이 문재인정부의 한·미동맹 의지를 더 이상 의심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공조 방안과 대북 협상 전략을 가다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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