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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력근로 기간 3개월 확대가 반민생·반노동인가

여야정 합의로 추진되는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한 노동계와 진보단체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물론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진보단체까지 이 방침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 데 이어 민주노총은 21일 총파업 강행을 예고하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기업 사정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리고 줄이되 일정 기간 평균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에 맞추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주52시간 단축근로제 시행 이후 납품 시기에 일감이 몰리는 중소기업이나 특정 기간에 일을 몰아서 하는 정보기술(IT)·연구개발(R&D) 업체가 기간 확대를 강력히 요청해 왔다. 정부는 현행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동계가 반발하는 이유는 장시간 노동과 임금 감소 우려 등이다. 양대 노총은 이번 조치가 “임금과 노동시간에 대해 사용자가 지켜야 할 최저선을 변경하는 처사”라고 비난한다. 52개 시민단체들은 “문재인정부의 친재벌, 반노동, 반민생 정책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주52시간 근로제를 지키면서 현장의 절박한 사정을 반영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몇 개월 더 연장하는 것이 ‘최저선’을 바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1년이다. 이번 조치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

한국은 지난 7월부터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일시에 16시간이나 근로시간을 단축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과격한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평가다. 그런 점에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6개월’은 노동 현장의 실정에 맞지 않는 급격한 근로조건 변경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정으로 보는 게 맞다. 지난 1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마련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대화에서 드러났듯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까지 겹친 중소기업들의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요구는 절실하다. 민주노총은 22일 공식 출범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해 탄력근로제 개선 등 노동 현안들을 제도 내에서 먼저 논의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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