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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눈앞 이익에 대선·총선 공약 뒤집은 이해찬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2012·2017년 대통령선거, 민주당의 2016년 총선 공약이다. 이 대표 자신도 민주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도입을 약속했던 제도다. 그랬던 그가 말을 바꿨다. 21대 총선을 1년 반 앞둔 상황에서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아무래도 손해가 너무 크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제도로 군소정당에 유리하다.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정당지지도가 자유한국당의 약 두 배에 이르는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거의 얻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그 밑바탕엔 지역구에서 정당 득표율 이상의 의석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자만심이 깔려 있다. 조변석개하는 게 지지율이다. 이번 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7주 연속 하락했다. 지금의 지지율이 21대 총선까지 유지될 것이란 예상은 이 대표의 오만이고, 착각이다. 오죽하면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금 지지율이 총선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제도를 좋게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지 유·불리로 따져선 안 된다”고 충고했을까.

정치개혁은 선거제도개혁에서 출발한다. 정치권에서도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민의를 국정에 골고루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막상 선거가 다가오면 거대 정당들은 오리발 내밀기에 급급하다. 현행 소선구제가 민주당과 한국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20대 총선만 보더라도 정당투표에서 각각 25.5%, 33.5%를 득표한 민주당과 한국당이 차지한 의석수는 41%와 40.7%에 달했다. 심각한 민의 왜곡이다. 민주당이 앞장서 주장해도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이 불투명한 판에 이 대표마저 기득권에 연연하니 정치개혁은 이미 물 건너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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