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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원책이나 김병준이나 답 없기는 매한가지

자유한국당의 전원책 변호사 영입은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됐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부진한 당내 인적 쇄신을 위해 전 변호사를 십고초려해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위촉할 때만 해도 한국당에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감은 인적 쇄신 방향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둘러싼 불협화음만 끝없이 노출하다 전 변호사를 한 달여 만에 해촉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불편한 동거였다. 지도부와 전 변호사의 지향점이 달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절차상 하자가 있다거나 태극기부대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전 변호사의 소신은 탄핵에 동조했던 현 지도부와 맞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기대했던 쇄신의 방향이 아니었던 거다. 변화와 개혁은커녕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지도부가 결별 카드를 꺼낸 건 당연한 수순으로도 볼 수 있다.

전 변호사 해촉은 가뜩이나 취약한 김병준 리더십에 상처를 더했다. 전 변호사 없는 조강특위가 제대로 굴러갈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전 변호사가 조강특위 구성 과정에서의 김 비대위원장 개입 등 내막 폭로를 예고한 마당이어서 수면 아래 잠재된 한국당의 갈등이 폭발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대로라면 지도부 방침대로 내년 2월 전당대회가 열리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조강특위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당대회 전에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을 심사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수박 겉 핥기밖에 안 된다. 김 비대위원장도 “인적 쇄신은 길게 갈 수밖에 없다”고 시인했다.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인적 쇄신 없이 현 과도체제를 끝내는 대회로 치르겠다는 고백이다. 이럴 거면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유를 모르겠다. 탄핵 이후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한국당이다. 바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2020년 총선 승리를 바라는 건 난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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