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북한 눈치 살피지 말고 당당하게 협상해야

남북이 15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어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남북 정상이 지난달 19일 제3차 회담을 갖고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의 주요 내용은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강화,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 추진,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한반도를 위한 실질적 진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이다.

그러나 양측은 이날 산림협력, 보건의료, 체육, 이산가족상봉 문제 등 분야별 과제를 다룰 분과회담이나 적십자회담 등의 일정을 느슨하게 확정하는 수준에 그쳤다. 동·서해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개최하고,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다룰 장성급 군사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열기로 한 것이 눈길을 끄는 정도다. ‘5·24 조치 해제’ 검토 움직임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 승인 없이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제동을 걸고 나온 최근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다방면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해 가는 것은 바람직하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남북 관계 개선은 북한 비핵화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겠다고 조급해 해서는 안 된다. 긴 호흡으로 원칙을 지키며 북과의 협상에 당당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통일부가 탈북민 출신 기자의 고위급회담 풀 취재를 불허한 것은 유감이다. 풀취재단(공동취재단)에서 특정 기자를 마음대로 배제한 것은 지나치게 북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통일부 기자단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북 관계 개선이 아무리 절실하더라도 과정은 당당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