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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아이를 위해… 유치원·어린이집 부패 신고합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15일부터 석 달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불법 행위 신고를 받는다. 집중 신고 기간으로 정했다. 대상은 보조금 불법 수급, 아동학대, 급식 부정, 안전 의무 위반 등이다. 권익위는 “유치원·어린이집의 부패가 재정 건전성을 저해하고 미래세대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며 이런 결정을 내렸다. 접수된 신고는 사실관계 확인 후 경찰청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조를 통해 처리된다. 개별 사안을 해결하면서 제도 정비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신고가 공익에 도움이 되면 최대 30억원 보상금 또는 최대 2억원 포상금이 지급된다. 자녀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면, 그런 시설에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면 이 기회에 신고해야 한다. 그것이 내 아이를 위하는 길이다. 그러지 않고는 사립유치원의 횡포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 학부모들은 지금 눈 뜨고 당하고 있다.

학부모가 선호하는 국·공립 유치원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4747개에서 올해 4801개가 됐고, 학급은 1만395개에서 1만896개로 증가했다. 유치원 50개, 학급 500개가 늘었는데 원생은 겨우 32명 증가에 그쳤다. 국·공립 유치원이 늘어도 내 아이를 국·공립에 보낼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 사립유치원의 방해 때문이다. 사립유치원은 주변에 국·공립 유치원이 들어서는 것에 매우 민감하다. 아이들을 빼앗길 수 있어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이 자리 잡은 곳은 국·공립을 늘리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정작 수요가 많은 대도시 지역은 사립유치원의 저항에 국·공립을 확충하지 못하고 농어촌 지역에만 배치한 탓에 학급을 그렇게 늘려도 원생은 찔끔 증가에 그친 것이다. 혈세를 투입해 학부모가 원하는 국·공립 유치원을 신설했지만 사립유치원의 기득권에 막혀 헛돈만 쓴 꼴이 됐다. 정부와 정치에 믿고 맡겼더니 이런 부조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가. 말도 안되는 악순환은 이해당사자가 직접 끊어야 한다. 내 자녀를 맡기는 학부모의 목소리는 어떤 정책보다 울림이 크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문제를 느끼고 있다면 이제 입을 열어야 할 때다.

교육 당국은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교육부 장관은 유치원 비리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당신은 순진하다. 어느 정권, 어느 장관도 비리를 용납하지 않았지만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사립유치원 부패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그것을 폭로할 때 의원직을 걸어야 할 만큼 위협에 시달렸다. 이익집단의 이런 행태를 제어할 힘은 소비자에게만 있고 실패하면 내 아이가 또 당하게 된다. 권익위는 유치원·어린이집 부패 신고의 접수 단계부터 철저한 신분 보장과 신변 보호를 약속했다. 미래세대를 위한다면 이제는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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