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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군 70주년… 군은 군다워야 한다

“정치는 감성으로 평화를 말해도 군은 냉혹한 힘으로 평화 지켜야… 비핵화 협상은 협상, 안보는 안보”

올해로 건군(建軍) 70주년이 됐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군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 왔다. 그동안 일부 오욕의 역사도 있었지만 일부의 일탈행위 때문에 군 전체가 매도되거나 그 역할과 헌신이 폄훼돼서는 안 된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남북 간 각종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들이 줄을 잇고 있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금방 전쟁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문재인정부는 평화와 번영을 외치며 남북 관계 개선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동북아 안보 상황에 대해 극과 극을 오가는 발언을 한다. 군 입장에서 보면 위치 설정에 혼란을 느낄 만한 정도일 것이다. 국내외 정치 변동성이 커지고 국제정세가 바뀐다고 군의 역할과 기능이 변하는 건 아니다. 최악에 대비하고 안보를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군의 존재이유와 본질은 그대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는 평화 분위기와 군의 대비태세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비핵화 협상은 협상이고 군은 군이다. 남북 화해와 협력은 화해와 협력이고 안보는 안보다. 북한은 언젠가는 껴안고 살아야 할 민족이지만, 현재는 정전상태의 사실상 주적인 이중적이고 모순된 존재다. 정치는 평화를 외치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꾸준히 도모하는 것이 맞지만, 유사시를 대비해야 하는 군은 군다워야 한다. 정치는 감성으로 평화를 부르짖지만, 군은 냉혹한 힘으로 평화를 지켜야 한다. 남의 힘에 의지한 평화는 예속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평화는 우리의 힘이 바탕이 될 때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말이 현실에서도 굳세게 지켜지길 바란다.

2022년까지 예정된 국방개혁안은 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고 북한 핵·미사일을 막기 위해 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북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대량응징보복의 3축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정치는 종전선언을 논의해도 군은 이 같은 자세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게 본연의 임무다. 그 다음에 문민통치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전략·전술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면 된다. 그것이 진정한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준비태세를 완벽히 갖춰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 시대의 격언은 평화를 지향하는 지금 한반도 상황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군의 목적은 국가와 국민을 최후까지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싸우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 군인도 군인다워야 한다. 군 지휘부가 깊이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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