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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한 여당 아닌 소통하고 협치하는 여당 돼야

“지나친 원칙 고수는 당내 소통을 어렵게 하고 여야 관계를 꼬이게 해… 지금은 유연함 발휘할 때”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에 강한 여당을 기치로 내건 7선의 이해찬 의원이 선출됐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이 신임대표는 대의원 투표, 권리당원 ARS 투표, 국민여론조사, 당원 여론조사로 나눠 치러진 선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당심과 민심 모두 그에게 있음을 확인했다. 전해철, 최재성 의원을 비롯한 몇몇 친문 핵심의원들의 지원을 받은 김진표 의원이 송영길 의원에게 밀려 세 후보 가운데 3위를 한 게 이변이라면 이변으로 평가된 전당대회였다.

이해찬 대표체제의 출범은 곧 친노·친문 색채의 강화를 의미한다.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대표는 이번 경선과정에서 송·김 두 후보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밀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노무현정부 성공을 위해 두 사람이 힘을 합쳤듯, 문재인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자신이 대표가 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런 경선전략은 주효했고, 여유 있는 승리의 밑바탕이 됐다.

이 대표의 우선과제는 경선 후유증을 조기 수습하는 것이다. 대표선거가 비전 제시보다는 제 살 깎아 먹기 식 네거티브로 흐르면서 당내 갈등이 불거졌고, 주류·비주류 간 분화조짐은 더욱 확연해졌다. 이 대표가 당의 화합과 결속을 위해 경쟁했던 두 의원에게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맡기겠다고 했으나 그것으로 후유증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비주류 끌어안기가 필요하다.

이 대표 체제 안착 여부는 막힘없는 당내 소통과 원활한 대야 관계 정립에 달렸다. 이 대표의 강성 이미지는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정치의 요체는 대화와 타협인데 이 대표는 유연함이 부족하다. 양보할 수 없는 핵심적 가치는 지켜야 한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한 지나친 원칙 고수는 당내 소통을 어렵게 하고 여야 관계를 더욱 꼬이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야당이 이 대표 체제 출범을 경계하는 까닭이다.

경제는 어렵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도 한반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어느 때보다 야당의 협조와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십중팔구 강 대 강 대결을 부르는 ‘강한 여당론’은 맞지 않다. 지금은 강함이 아닌 유연함이 힘을 발휘할 때다. 오랜 정치 경험의 이 대표가 정치에선 지는 게 이기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당청 관계에선 민심을 반영한 당의 여러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내야 한다. 추미애 전 대표 시절 민주당이 다수 여론과 괴리된 경제정책을 고수하는 청와대의 독주를 제어하기는커녕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하지 않았나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도부가 바뀌었음에도 민주당이 청와대와 정부 입장만 대변한다면 이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밝힌 ‘민생경제 안정’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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