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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속고발권 폐지 바람직하나 부작용 최소화해야

“당정, 중대한 담합 등에 한해 폐지하고 과징금 상향키로… 정당한 기업 활동까지 위축돼선 안돼”

정부와 여당이 21일 당정협의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 중대한 담합 행위에 대한 형사제재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공정거래법이 대폭 개정되는 것은 1980년 12월 이 법이 제정된 지 38년 만이다.

당정은 공정위가 갖고 있는 전속고발권을 상당 부분 폐지하고 담합과 시장 지배력 남용 등의 법 위반 행위에 부과하는 과징금 최고 한도를 두 배로 상향키로 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위가 고발한 사건에 한해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다. 고발권이 남용돼 기업의 경제활동을 어렵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 제정 당시에 도입됐지만 고발권 독점은 공정위와 기업의 유착을 낳고 불공정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데 악용되기도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당정은 가격 담합, 공급 제한, 시장 분할, 입찰 담합 등 중대한(경성) 담합에 대해서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키로 했다. 중대한 담합은 신규 사업자들의 시장진입 기회를 차단해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고 국가의 재정 낭비를 초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엄정히 처벌해야 한다. 대규모 유통업, 가맹사업, 대리점법 등 유통 3법과 표시광고법, 하도급법(기술유용 행위)에 규정된 전속고발권도 폐지 대상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고발이 없어도 검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게 돼 기업들의 불공정행위 차단에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고발권이 남용되고 소송이 남발하며 수사가 확대돼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 공정위와 검찰이 자진신고 관련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겠다고 했지만 두 기관에 이견이 있을 경우 이중 조사가 이뤄져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실적에 사로잡혀 과도하게 형벌권을 행사하려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은밀한 담합행위를 적발하는 데 기여해 온 리니언시(자진신고제)가 전속고발권 폐지로 인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형사처벌을 감면하는 방안을 관련 법에 반영해야 한다.

당정은 재벌 대기업의 대표적인 불공정행위로 지목돼 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 적용 대상도 확대했다. 총수 일가 지분 기준 현행 상장사 30%(비상장 20%)에서 상장과 비상장사 모두 20%로 일원화하고 이들 기업이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렇게 되면 규제 대상 대기업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당정은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에 이런 내용 등을 담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인데 야당과도 충분히 협의해 입법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공정위와 검찰은 권한 다툼에서 벗어나 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협조체계를 가동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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