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국민에 시원한 ‘소나기 골’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 첫 상대인 바레인을 이기면서 금메달을 향한 여정에 올랐다.

대표팀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골 세례를 퍼부으며 6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단연 황의조였다. 황의조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될 당시 김학범 감독과 같은 소속팀 선수였다는 이유로 ‘인맥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황의조는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찬스가 나면 놓치지 않는 골 결정력과 183㎝의 좋은 체구를 이용해 상대 수비수를 압박한 뒤 곧바로 돌아서서 강력한 슈팅을 하는 몸싸움 능력이 돋보였다.

김학범호는 바레인을 맞아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황의조와 나상호가 투톱으로 나섰고 황인범 김진야 이승모 장윤호 김문환이 중원을 책임졌다. 수비는 황현수와 김민재, 조유민이 맡고 골문은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입성한 조현우가 지켰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의 공격을 책임진 손흥민과 황희찬, 이승우는 선발 출장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에만 무려 5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첫 득점은 전반 16분에 터졌다. 김문환이 페널티박스 중앙 쪽으로 치고나간 뒤 골문 앞에서 기다리던 황의조에게 상대 수비진을 가르는 정확한 패스를 찔러줬다. 황의조는 공을 받자마자 재빠르게 돌아서며 강하게 슈팅해 바레인의 골문에 공을 집어넣었다.

선취골을 넣은 한국은 봇물이 터진 듯 쉴 새 없이 바레인의 골문을 몰아쳤다. 전반 22분 김진야가 상대 수비진의 발에 맞고 튀어나온 공을 골로 연결해 한국은 2-0으로 앞서갔다. 전반 35분에는 황의조가 다시 한 번 바레인의 골망을 뒤흔들며 이날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6분 뒤에는 나상호가 득점을 성공시켰다. 곧이어 전반 43분 황의조가 또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승부가 기울어지자 김학범 감독은 후반 13분 황의조와 황인범을 빼고 이승우와 황희찬을 투입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황희찬은 후반 48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날의 마지막 골을 넣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한국 수비진은 막판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상대에게 연거푸 찬스를 허용했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의 골문을 든든히 지킨 조현우가 연이은 선방으로 바레인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김학범호가 오는 17일 맞붙을 말레이시아는 이날 키르기스스탄과의 E조 예선전에서 3대 1로 이겼다. 말레이시아는 전반 37분 라시드 사파위가 페널티킥을 골문 안으로 정확히 차 넣으며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키르기스스탄도 후반 10분 바티르카노프가 동점골을 넣으며 반격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후반 16분과 33분 추가골을 넣으며 예선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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