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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받을 수 있을까”… 이 불신부터 해소하라

“불가피한 보험료 인상 설득하려면 국가지급보장 명문화하고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없애야”

국민연금이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논의해온 개선안이 일부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식 발표도 아니고 확정된 것도 아닌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벌집을 쑤신 듯하다. 위원회가 준비한 몇 가지 방안은 가입자 부담을 늘리고 수령자 혜택은 줄이는 조치로 채워졌다. 연금보험료 1.8∼4% 포인트 인상, 소득대체율 45% 유지 또는 40%로 인하, 수령 개시 연령 65→68세 상향, 의무가입 기간 60→65세 연장 등이다. “연금 납부만 하다 죽으란 소리냐” “폐지 주워 연금 내란 소리냐”는 글이 청와대 게시판에 쇄도했다. 지난 수십년간 국민연금 수혜는 계속 쪼그라들어 왔다. 70%였던 소득대체율은 현재 45%로 낮아졌고 60세였던 수령 연령은 65세로 늦춰졌다. 이를 더 낮추고 더 늦춰야 한다니 사람들은 믿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내는 연금보험료의 혜택이 과연 나에게 돌아올 수 있을까,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은 이런 불신을 해소하는 데서 시작해야 가능한 일이 됐다.

대다수 공적 연금이 그렇듯 국민연금은 기금 형태로 출발했고, 인구의 변화가 기금 고갈을 앞당겼다. 경제활동인구의 급격한 감소 탓에 2057년이면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고 한다. 국민연금 재정 계산은 70년 뒤까지 견디도록 운영 계획을 세우는 일인데, 40년 뒤면 고갈될 기금을 그때까지 유지하려니 위원회가 마련한 안처럼 ‘더 걷고 덜 주는’ 처방이 나오게 된 것이다. 역대 정부마다 이렇게 땜질 처방에 급급했다.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과 노후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가운데 늘 전자에 매달려 후자를 희생해 왔다. 기금이 고갈되는 상황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독일 영국 스웨덴 등 우리보다 훨씬 먼저 연금제도를 갖춘 선진국은 대부분 기금이 거의 고갈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보다 높은 소득대체율로 연금을 운용하고 있다. 운용 체계를 기금 방식에서 부과 방식으로 전환했기에 가능했다. 기금이 소진되면 지급해야 할 연금만큼 경제활동인구에게 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은 국민연금도 자연스럽게 가야 하는 길인데, 그러자면 연금보험료를 올려야 한다.

과거 정부는 국민에게 보험료 인상의 필요성을 설득하지 못해 번번이 개혁에 실패했다. 국민연금의 혜택만 줄이며 폭탄을 돌려 온 셈이다. 이번에 위원회가 내놓은 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금 고갈을 전제로 미래를 준비할 때가 됐다. 부과 방식은 기금이 남아 있을 때 도입해야 급격한 보험료 인상을 피해 연착륙할 수 있다. 국민연금 운영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고 국민연금법에 명문화해 불신을 없애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는 조치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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