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경기전망 15개월째 하락에다 반도체 투자 경고까지

소비 투자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하는 경기선행지수(CLI)가 또 하락했다. OECD에 따르면 6월 기준 한국의 CLI는 전월보다 0.27포인트 내린 99.22로, 2012년 11월 이후 5년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 때는 ‘경기 둔화’ 혹은 ‘침체’를 의미한다. 한국 CLI가 15개월 연속 떨어진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9월∼2001년 4월 20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OECD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다. OECD CLI가 향후 경기를 칼같이 맞힌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표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여기다 한국 수출을 나 홀로 이끌어온 반도체 경기도 올해에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가장 낮은 ‘주의(cautious)’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유통상들이 보유한 반도체 재고 물량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수요가 감소하면 심각한 재고 조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 3.1% 중 0.4% 포인트가 반도체 업종에서 나왔다. 반도체 업종 하나가 한국 수출의 20%, 설비투자의 20%, 전체 기업 영업이익의 25%를 차지한다. 이는 앞으로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기획재정부가 내년 예산에 건설 투자 규모를 늘려 잡겠다는 것도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의 폐해를 줄이지 않고는 성장 궤도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