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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세 사업자들 범법자 만들어선 안 돼

내년도 최저임금이 고시됐지만 경영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경영계가 이의제기를 통해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는 문제 없다며 올해보다 10.9% 오른 시급 8350원으로 확정해 지난 3일 관보에 실었다. 경영계는 즉각 반발하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등은 입장문과 성명서를 내고 현 경제상황과 사업자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규탄했다. 소상공인들은 천막농성과 전국 거리시위를 예고했다.

고용부는 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자 지원책으로 최저임금 영향이 큰 업종에 일자리 안정자금의 차등지급 방침을 밝혔다. 이는 16개 업종별로 차등 최저임금의 결정을 요구했던 경영계를 달래는 차원이다. 경영계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의 미봉책이라고 지적한다. 내년도 일자리 안정자금은 이미 국회에서 3조원을 넘지 못하도록 해 증액이 어렵다. 1인당 13만원 또는 그 이상 지원하는 차등 기준의 설정도 쉽지 않고 효과도 크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오히려 혼란과 불만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일자리 안정자금의 차등지원 방침은 정부가 적어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획일적 적용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따라서 어려운 사업자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이들이 최저임금 범법자가 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카드 수수료 개선, 공론화 과정 마련 등 정부는 산적한 약속들을 올해 안에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정성과 중립성 강화를 위한 법 개정도 미룰 게 아니다. 최저임금 파장이 지대한 만큼 최저임금위를 고용부 밑에 둬야 하고, 공익위원도 고용부가 최종 선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법을 만드는 국회와 법 집행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결정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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