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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가운 대기업 투자… 경제 선순환 계기로

“대기업들의 ‘야생적 충동’ 없이는 경제 안 살아나… 정부의 反기업 정서와 인식 먼저 일소해야”

SK그룹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에 15조원이 투입되는 새 메모리반도체 공장(M16) 설립 계획을 확정했다. 2020년 10월 완공될 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3조5000억원에다 이후 장비 구입 등을 합친 금액이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35만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SK측의 설명이다. 앞서 LG그룹 주력인 LG화학은 2조8000억원을 들여 여수 납사분해시설(NCC)과 고부가가치 폴리올레핀(PO)을 각각 80만t 증설하는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문에 맞춰 삼성전자도 투자와 채용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때가 때인지라 더욱 반갑다. 내수와 수출 모두에 빨간불이 켜지고 고용 절벽이 심화되는 와중이다. 그 중심에 기업의 투자 부진이 있다. 2분기 기업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6.6%나 줄었다. 경제의 역동성을 대표하는 설비투자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경제가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기업들의 ‘야생적 충동’ 없이는 경제 활력을 유지할 수 없다. 대기업들의 투자 발표는 정부의 투자 확대 요청에 대한 화답의 성격이 짙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인도 방문 중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고용과 투자를 당부한 것이 정책 전환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경제부총리는 적극적으로 대기업 현장 방문에 나서고 있다. 정부 경제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번 정부 들어 부정되고 있는 소위 낙수(trickle down)효과에 대해서도 인식 정정이 필요하다. 낙수효과는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게 되는 효과를 가리킨다. 이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화된 것은 분명하지만 거의 없다고 부정하는 것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일례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깜짝 실적이 없었다면 우리 경제가 최근 2∼3년 얼마나 악화됐을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대통령의 발언에서나 김 부총리의 행보에서나 혁신성장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상충점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상승 등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은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경영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J노믹스 전반에 깔려 있는 반기업적 정서와 인식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건이나 진에어의 인가 취소 검토 등에서 드러나는 게 시장의 관행이나 규정을 무시하고 기업을 징벌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를 일소하지 않고서는 기업 투자는 정부 눈치를 보는 면피성·일회성 움직임으로 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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