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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일 무너뜨린 한국 축구… 4년 후에도 감동 이어가길

1%의 지푸라기는 끝내 잡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후회 없이 뛰었다. 독일의 파상공세에 코리아의 저력을 보여주듯 11명이 하나가 됐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 못한 2대 0 승리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을 조 최하위로 밀어내며 80년 만에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무산시킨 팀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세계 축구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값진 승리였다. 축구 지형을 흔든 월드컵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순간을 연출했다고 외신들이 표현했을 정도다. 비록 목표했던 16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든 선수들에게 국민은 열광적인 박수로 화답했다.

유종의 미로 이번 월드컵은 끝났다. 이제 냉철하게 되짚어볼 시간이 됐다. 독일전에서 한 줄기 희망을 보았지만 노출된 숙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 1무2패, 조 4위의 초라한 성적표를 거두자 대한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4년 후를 기약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가 무엇이 달라지고 얼마나 성장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축구계 인프라는 그렇지 않은데 늘 이상만 좇은 건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박지성 SBS해설위원이 멕시코전 패배 후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4년 후에도 이러한 패배는 거듭될 것”이라고 한 충고를 축구 행정가와 지도자들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투혼만을 강조하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희망고문’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월드컵 때만 되면 전 국민이 감독과 선수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축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팬들의 사랑은 축구 발전의 원동력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지만 실수를 범한 선수에 대한 ‘마녀사냥’식 비난 행태는 사라져야 할 적폐다. 오죽했으면 신태용 대표팀 감독이 “다들 보이는 것만 가지고 결론을 짓는다”라고 했겠는가.

독일전의 감동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4년 후에 열리는 카타르월드컵도 기약할 수 있다. 협회, 지도자, 선수, 팬들이 하나가 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기적의 역사를 이어가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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