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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축구 또 패배… 비난보다 월드컵 자체를 즐겨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4일(한국시간)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 2로 패했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 이어 2연패다. 승점 1점도 따지 못하면서 조 최하위로 처졌다. 하지만 독일이 스웨덴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한국은 16강 진출 희망을 독일과 마지막 3차전(27일)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우리나라(57위)보다 42계단이나 높은 멕시코(15위)와의 경기는 1차전과 달랐다.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했던 스웨덴전과는 달리 선수들은 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누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실력 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패배의 쓴맛을 다시 맛본 것이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오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다만 오늘의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이라고 했다. 곰곰이 새겨야 할 말이다. 선수 개개인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한국 축구 시스템에 대한 따끔한 충고다.

냉철하게 보면 한국은 우승 후보 독일과 북중미·유럽의 강호 멕시코·스웨덴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속한 조는 ‘죽음의 조’로 불린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희박한 편이라는 얘기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 감독과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친선 경기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본선 3전 전패’ 등으로 조롱하는 분위기마저 있었다. 실제로 조별리그 두 차례 경기에서 패하자 팬들의 비난은 쇄도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축구를 주제로 한 글이 수백 건에 달할 정도다. 특히 스웨덴전에 이어 멕시코전에서도 실수를 한 중앙수비수 장현수 선수를 향한 비난 목소리는 거세다. 관련 청원 중 200여건에 ‘장현수’가 거론될 정도다.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16강 진출을 가를 최종전도 아직 남아 있다. 섣부른 비판과 비난보다는 지금은 독일전에서 ‘통쾌한 반란’을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낼 때다. 승패와 상관없이 ‘월드컵 잔치’ 그 자체를 즐기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선수들도 용기를 얻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플레이로 보답할 것이다. 과정을 즐기다 보면 기적도 일어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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