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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J노믹스 미세조정으로 경제상황 나아지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당초 예정에 없던 긴급 경제점검회의를 열었다.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소득주도 성장 기조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근간인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첫 점검 의지를 보인 것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기는커녕 정반대 결과를 낳는다는 정황과 통계가 이미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그동안 대통령과 청와대 경제 참모들은 “정책 효과가 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말만 반복해 왔다. 그러다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1분기 가계동향(소득부문) 조사’ 결과가 24일 나오고서야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저소득층 수입을 늘려 고소득층과 격차를 줄이고 이를 통한 소비 촉진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게 소득주도 성장의 기본 개념인데 정반대가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 가구의 이전 소득이 근로소득을 처음 추월했다는 통계도 일자리는 만들지 못하고 재정만 퍼붓는 소득주도 성장의 한계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청와대에서는 J노믹스의 기조 변화는 억측이라고 선을 긋는다고 한다. 큰 방향은 유지하면서 세세한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지금 경제 상황이 소득주도 성장의 미세조정 정도로 나아질지 실로 의문이다. 생산과 투자, 고용 등 각종 거시경제 지표에 울리는 경고음과 중국의 급속한 추격에 노출된 핵심 제조업종의 고전을 감안하면 과감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 J노믹스의 또 다른 축인 혁신성장의 동력을 살려야 한다.

여기에는 노동시장 개혁과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 개혁이 핵심이다. 문제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 서로 모순되는 측면이 많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이 속도를 내기 위해 대선 당시 경제공약 수정도 받아들여야 한다. 우선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은 실현 시기를 연기하는 게 불가피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이 명확해진 만큼 당초 2020년에서 2022년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 과표 1000억원 초과 기업의 최저한 세율을 현행 17%에서 19%로 올리는 방안,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대기업에 대한 고용부담금 도입도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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