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한국당, 한반도 문제만큼은 건강한 비판을 하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야당의 지적이 너무 가볍다. 본질도 벗어난 데다 자극적이고 비꼬는 표현으로 열성 지지자들의 이목만 끌려고 하는 것 같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공개회의에서 “또다시 김정은의 신원보증인 노릇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의지를 대변했다”며 “매우 부적절한 밀실 회담의 결과”라고 말했다. “남북한 밀사 회담” “첩보작전 하듯” “급조된 정략적 회담”이란 표현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저 실무급의 누군가가 별 내용도 없는 일을 갖고 몰래 북한 당국자를 만나고 왔으며, 목적은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전날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김 위원장이 곤경에 처한 문 대통령을 구해준 것이 이번 깜짝 정상회담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남북·외교 정책 추진에 국회가, 특히 야당이 비판·견제하는 것은 당연함을 넘어 의무이기까지 하다. 정책에 균형과 책임성을 불어넣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써도 마땅하다. 그런데 거기에는 전제가 있다. 그 비판이 본질에 충실해야 하고, 최소한 상대방을 깎아내리려고만 하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거기에 품격이 더해지면 모두 수긍할 수밖에 없는 비판일 것이다. 최근 남·북·미 관계는 어지러울 만큼 변동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3국의 서로 다른 핵심적 이해관계 속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어느 것 하나 우리 의지대로 될 수 없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신원보증인이니, 밀사 회담이니, 첩보작전이니 하는 비꼬는 표현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국회의 판문점 선언 결의안 내용을 놓고 비판적 시각을 들이대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든지, 현 대북 정책에 대한 합리적 비판 여론을 수렴해 해소 방안을 요구하든지 해야 한다.

올 들어 한반도 정세의 판이 바뀌고 있다. 북·미·중 각자가 게임 체인저가 돼 핵심 이익을 확보하려고 모든 힘을 쏟는 판국이다. 여기서 우리만 처지면 되겠는가. 자유한국당은 언제까지 과거 낡은 프레임으로 접근하려는가. 최소한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만은 열성 지지자들이 좋아할 만한 비꼬는 표현이 아닌, 건강한 비판을 기대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