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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철성·이주민, 특검 칼날 두렵지 않은가

‘드루킹 게이트’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경찰 수뇌부의 믿을 수 없는 언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1일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드루킹’ 김동원씨의 관계에 대해 “부실 수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몰랐다”고 했다. 취재진의 ‘부실 수사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하지만 드루킹은 지난 18일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대선 전에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송 비서관 소개로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이 밝힌 자체 조사에서도 송 비서관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드루킹을 네 차례 만났으며, 그중 두 번의 경우에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100만원씩 받았다. 이런 중대 사안을 경찰 총수가 보고조차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보고를 못 받았다면 지휘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을 자인한 셈이고 알고도 덮었다면 직무유기다.

수사 책임자인 이주민 서울경찰청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 서울청장은 사건 초기 김 전 의원을 변호인처럼 두둔해 수사의 공정성에 오점을 남긴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달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기사 주소 등을 김 의원은 전혀 열어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고위 인사가 사건 관련자를 친절하게 변호해주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며칠 뒤 거짓말로 밝혀졌다.

경찰 수뇌부의 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이 의혹의 불길은 청와대로까지 번졌다. 그런데도 경찰의 권력 감싸기 행태는 요지부동이다. 지난 4일 김 전 의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이후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는데도 그의 재소환엔 소극적이다. 송 비서관에 대해서도 “조사 계획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수사하는 게 아니라 수사하는 척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그 중심에는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한 두 청장이 있다. 특검의 칼날이 무섭지 않은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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