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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사 시설 장비 반입도 주민 허가 받아야 하나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112일 만에 또 경북 성주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입구에서 사드 반대단체 회원 및 주민들과 경찰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국방부가 사드 기지에 시설 공사를 위한 장비를 반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이를 막아서면서다. 반대 단체는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등 6곳이다.

극심한 국론 분열이 벌어졌던 사드 배치 논란은 지난해 9월 7일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나머지 4기의 사드 발사대가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되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여겨졌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9월 한국과 미국은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합의했고 주한미군은 지난해 4월 사드 발사대 2기를 먼저 들여왔다. 지난해 5월 집권한 문 대통령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잇따르자 결국 사드 배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드 배치는 박 전 대통령이 공식 발표했을 뿐 아니라 당초 회의적이던 문 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등을 통해 신속히 진행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다. 국가 간 합의가 이뤄진 중대한 안보사항을 일부 단체와 주민들이 오랫동안 가로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드 반대 단체들은 “대북 특사단의 남북 합의 이후 북핵 위기가 멈췄으므로 사드 배치를 일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반도 해빙의 물꼬는 텄지만 비핵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최소한의 군사 지식도 없는 일부 사회단체들이 사드 같은 전략무기 배치에까지 간여하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부의 태도도 우려된다. 국방부와 반대 단체들은 12일 사드 기지 내 공사 장비들을 모두 반출하고 추가 장비를 일단 반입하지 않기로 합의해 정면충돌은 면했다. 국방부는 주민들과의 협의를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이미 6개월간이나 기지 진입로를 막아 공사 일정을 크게 지체시켜 왔다. 주민들이 계속 반대하면 기지 건설 일정이 하염없이 늘어져도 된다는 것인가. 군사시설에 장비 하나 반입하고 반출하는데도 주민들의 허락을 얻는 전례를 만들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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