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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기식 원장 경질하고 인사검증시스템 재점검하라

“부적절한 처신 꼬리를 무는데도 계속 방어하는 건 오만… 차제에 금감원장 인사청문회 도입하길”

외유성 출장 등의 의혹에 휩싸여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사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에 우호적인 정의당도 12일 김 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50.5%가 사퇴에 찬성했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60% 중반대일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절반 이상이 사퇴에 찬성했다는 건 국민들도 사태를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김 원장에 대해 방어막 치기에 급급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청와대는 논란이 불거진지 엿새째인 이날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김 원장이 잘못된 처신을 한 것은 맞지만 사퇴까지 해야 할 만한 결격사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 개혁의 적임자인 김 원장을 낙마시키기 위해 야당과 언론이 의혹을 지나치게 증폭시키고 있으니 정면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아전인수식 해석이며 사태를 안이하게 보는 것이다. 김 원장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본인이 자초했다. 국회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관광 일정이 포함된 해외 출장을, 그것도 여성 인턴까지 대동해 다녀온 사실은 이해 상충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특정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국정감사 등에서 해당 기업에 유리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9대 국회의원 말기인 2016년 1∼5월에는 3억6000여만의 정치후원금을 유럽 순방, 자신과 관련된 의원모임과 동료 의원 후원금 등으로 대부분 지출했다. 공천에서 탈락해 재선이 무산되자 남아 있던 정치후원금을 흥청망청 써버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의원 재임기간 4억원가량 예금이 늘어난 과정도 석연치 않다. 야당이 검찰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고발했으니 위법 여부는 수사를 통해 가려지겠지만 불거진 의혹들은 ‘관행’이었다는 변명으로 어물쩍 넘길 사안들이 아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의 위법 행위나 도덕적 해이 등을 적발해 바로잡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기관이다. 금융은 신뢰가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다. 금감원의 수장에게 전문성 못지않게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김 원장 카드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오만으로 비칠 뿐이라는 걸 청와대는 알아야 한다.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하루빨리 경질해야 한다. 김 원장도 자신의 버티기가 국정에 부담을 주는만큼 스스로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 청와대는 차제에 허점이 노출된 인사검증 시스템을 국민 눈높이에서 재점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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