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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커지는 환율 변동성 제때 대비해야

주요국 중 원화 가치 상승률 2위… 내수 부진에 수출까지 악화 우려, 외환시장 개입 조건 보장받아야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환율 불안까지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 북핵 위기 완화 등으로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는데다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외환당국의 손이 묶이면서 환율의 변동성도 증폭되는 형국이다.

우선 수출에 미칠 영향이 걱정이다. 우리나라의 3월 수출은 5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하지만 1∼2월 수출 평균인 12.8%에 비하면 증가폭이 축소됐다. 거기다 전체 수출의 20% 이상이 반도체 단일 품목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하나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2주간(3월 23일∼4월 6일) 주요국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 변동률을 보면 원화 가치는 1.16%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20개국(G20) 중 멕시코 페소화(1.27%)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유로와 중국 위안화는 각각 0.58%, 0.2% 상승에 그쳤고, 일본 엔화는 오히려 2.1%나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 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수출이 0.5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기계 0.76%, IT 0.57%, 자동차는 0.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수출시장에서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한 업종들의 환율 민감도가 높은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2분기 수출이 한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연히 수출기업의 영업이익 등 채산성도 나빠질 것이다. 연례행사처럼 추경을 해야 할 정도로 내수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량뿐 아니라 수출채산성마저 나빠지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 더 큰 문제는 확대되는 변동성이다. 환율의 단기 변동성이 커지면 기업들이 투자나 가격 결정을 위한 선택을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외환시장이 열린 6일 중 하루 환율 변동 폭이 0.5%가 넘는 날이 3일이나 됐다. 여기에는 미국의 강력한 압박으로 정부가 원화 강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한몫하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부속 합의가 있다는 미국의 주장 등을 근거로 제2의 플라자합의설까지 퍼질 정도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럴 때일수록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 정부는 미국과의 환율 협의에서 시장 안정을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의 필요성을 당연히 인정받아야 한다. 하반기 미국과 유럽의 금리정상화로 급격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에 의한 환율변동성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미국과의 협상에서 외환 시장 개입의 조건을 충분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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