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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파트단지서 받던 재활용품 판매대금 조정한다

서울 구청, 수거업체-아파트단지 재협의 추진키로

[단독] 아파트단지서 받던 재활용품 판매대금 조정한다 기사의 사진
가구당 월 500∼1500원 받아 관리비 깎아주는데 사용
수거업체 수익성 떨어져 판매대금 인하 불가피
추후 구청서 일괄수거 방침


서울과 수도권 상당수 아파트단지에선 여전히 폐비닐류 수거 거부 사태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내 한 구청에 따르면 관내 247개 아파트단지 중 80곳에서만 폐비닐류 수거가 재개됐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수거업체들이 아파트단지에 지급해온 재활용품 판매대금 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5일 “전날 공동주택 폐비닐류 수거 중단 사태와 관련 자치구 담당자와 수거업체 관계자 회의를 소집하고 수거업체의 수익성 악화를 보전해줄 방법으로 재활용품 판매대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구청들은 수거업체와 아파트단지 간 판매대금 재협의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돈을 받고 쓰레기를 배출해 왔다. 일반주택의 경우엔 구청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만 따로 대가를 지급하진 않는다. 그러나 공동주택에서는 민간 수거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판매대금을 받고 재활용품을 넘겨왔다. 수거업체들이 아파트단지에 주는 돈은 가구당 월 500원에서 1500원 수준이며, 이 돈은 주로 관리비를 깎아주는 용도로 사용돼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활용품 수집·운반업체들은 아파트에도 돈을 줘야 되고 선별업체에도 비용을 내야 한다”면서 “그동안은 재활용품 판매 수익이 좋아 별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수익보다 비용이 더 커져버린 상황인 만큼 아파트단지에 지급하던 판매대금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각 구청에 아파트단지와 수거업체 간 협의를 적극 추진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도록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엔 구청에서 직접 공동주택 쓰레기를 일괄 수거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4일 열린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도 공동주택 쓰레기를 단지별 자체 처리에 맡기는 대신 장기적으로는 일반주택과 마찬가지로 구청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주택 쓰레기를 구청에서 직접 수거하게 되면 예산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주민들 입장에서는 관리비 인하 혜택이 사라지며, 민간 수거업체들이 도태될 위험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쓰레기를 버리고 돈을 받는 관행 자체가 난센스였다”면서 “구조를 알면 주민들 대다수도 판매대금 인하에 동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청에서 수거를 맡는다고 해도 민간 업체들에게 위탁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이 일을 찾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재활용품 수거·운반·선별 사업을 하고 있는 C업체 김모 대표는 “재활용품 판매대금이 인하되면 수거 거부 사태는 일단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는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폐비닐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의류를 수거하지 않기 시작했고, 폐지도 곧 가져가지 않을 수 있다”면서 “구청에서 수거를 맡아 한다고 해도 수거한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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