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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전격 방중… 변동성 극대화된 한반도 정세

“김정은·시진핑 합의내용이 정상회담에 영향 미칠 수 있어… 어떤 경우도 비핵화 원칙 흔들려선 안 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6∼27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예고 없이 방중함으로써 한반도 정세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 북·중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향후 남북과 미·중을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과 함께 변동성도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우리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부정적 전망과 분석이 혼재한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2012년 집권한 뒤 처음으로 외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중은 핵·미사일 도발과 핵무력 완성 선언, 평창올림픽 참가, 비핵화 의지 표명,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제의 등 극적인 행보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정밀하게 세워 놓은 계획에 따라 진행시키는 듯하다. 국제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형국이기도 하다. 그런 차원에서 그의 방중은 긍정적이다. 중국이 뒷구멍은 열어놓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참여하고 있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에는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남북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작금의 한반도 정세에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책임감을 갖고 북한을 좀 더 국제질서에 편입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에 이어 존 볼턴 등 북한 문제에 대한 강성 인물을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 기용했다. 김 위원장은 이것을 일종의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남·북·미에서 남·북·미·중의 4자 구도로 이끌고 가 전통적인 대결 구도로 회귀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정책과 관련해 너무 빠른 미국의 속도를 제어하고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변동성이 커진 한반도 주변 상황은 우리에게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현재로선 북·중 정상이 회담에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무슨 합의를 했는지 알 수 없다. 그들의 협의 내용은 4월과 5월의 정상회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대북 불신감이 여전히 높은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할지, 미·중의 무역전쟁이 그 평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 외교력과 정보력의 수준에 따라 한반도 정세의 전개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든 북·미 간 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연성과 단호함이 모두 있어야 하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미국과는 최우선 공조를, 중국과는 북한 설득을 위한 긴밀한 대화를 가져야 하겠다. 그리고 29일 예정된 남북 고위급 회담부터 북한과 신중하고 전향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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