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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용어 바로 알기] 세례와 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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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에는 세례에 대한 기록이 없다. 하지만 유추해볼 수 있는 의식과 단어는 존재한다. 유대인들은 시체나 부정한 것을 만졌을 때 물로 몸을 씻는 미크바(mikvah)라는 정결의식을 가졌다(레 14:8∼9, 15:5, 민 19:13). 성전에 들어가기 전과 이방인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 정결의식을 치렀다. 그래서 미크바를 세례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세례라는 말이 성경에 처음 등장한 것은 요한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풀 때이다(요 1:26∼28).

세례의 종류에는 몸 전체가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침수례(浸水禮, immersion), 머리에 물을 부어 흘러내리도록 하는 관수례(灌水禮, pouring), 머리에 물을 뿌리는 살수례(撒水禮, sprinkling)가 있다. 기독교에선 침수례의 약칭인 침례와 살수례 약칭인 세례를 통칭해 사용한다. 즉 침례와 세례는 근본적으로는 같은 말이다. 세례요한을 침례요한이라 부르기도 하고, 성령세례를 성령침례라고 달리 말하기도 하지만 같은 의미다.

침례와 세례 중 어느 것이 더욱 성경적인가에 대해선 교단과 교파 간에 논쟁이 있어왔다. 그 핵심은 침례를 뜻하는 헬라어 ‘밥티조’(baptizo)가 ‘담그다’ ‘적시다’이기 때문에 몸을 완전히 물에 담갔다가 올라오는 침수례를 반드시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고전 10:2)에서처럼 ‘밥티조’라는 말이 ‘물에 담그다’는 의미 외에 ‘씻는다’(막 7:4, 눅 11:38)란 뜻도 있어 꼭 침수례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논쟁에서 간과해선 안 될 게 있다. 세례는 어떻게 받느냐 하는 형식의 문제가 아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받았던 세례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예식이었다. 오늘날 이뤄지는 세례도 그렇다. 이를 망각하고 형식에 치우쳐 살수례를 받은 성도에게 다시 침수례를 받게 한다면,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신앙고백으로서의 세례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것이 된다. 또한 기독교역사에서 정죄해 왔던 재세례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상윤 목사(한세대 외래교수)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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