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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김남준 목사] 그리스도인이여, ‘존재의 울림’ 있는 삶을 살라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펴낸 김남준 열린교회 목사

[저자와의 만남-김남준 목사] 그리스도인이여, ‘존재의 울림’ 있는 삶을 살라 기사의 사진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가 지난 26일 경기도 안양시 열린교회 교육관 7층 리폼드 라이브러리에서 새 책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안양=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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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열린교회 목사는 신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심포니적인 설교와 집필 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 2년 전 화제의 벽돌책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 왔다’ 첫 권을 내고, 안식년을 가졌다. 강단 복귀를 알리며 펴낸 책은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짧지만 궁극의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지난 26일 경기도 안양시 열린교회 담임목사실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 먼저 집필 이유를 물었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도덕생활 문제, 교회 문제 등 많은 논의가 오가지만 그 모든 것을 마지막 한 점으로 모으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로 수렴된다”며 “성경과 역사의 지평에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는 베드로전서 2장 9절을 통해 그 답을 찾아 나간다.

1세기 초대교회 당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오늘날과 비교할 수 없다. 김 목사는 “현재는 사고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상태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교회에 출석하고 기독교 생활양식을 받아들이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으로 여긴다”며 “하지만 당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사상의 대지진을 의미했다”고 설명했다. 카르타고의 신학자 테르툴리아누스는 그리스도인을 ‘제3의 족속’이라 불렀고,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그리스도인을 유대인이나 이방인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삶을 사는 족속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제3의 족속이란 그냥 착한 사람들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상, 세계에 대해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며 “예수 그리스도가 처음 등장해서 ‘회개하라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설교했는데, ‘회개하라’의 원어는 다시 생각하다, 즉 사상의 대전환을 의미했다”고 부연했다.

김 목사는 다독가에 장서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초창기 저서가 청교도 관련 책이 많아 청교도에 심취한 목회자로 알려졌지만, 존 오웬을 지나 종교개혁가를 넘어서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에 이르기까지 사상의 지평이 확장된 지 오래다. 인문학뿐 아니라 음악, 과학은 물론 최첨단 무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관심 분야는 상상을 초월한다. 신앙의 고백이라는 차원에서 평생 집필 활동을 해왔다.

현재 열린교회 ‘리폼드 라이브러리’엔 6만권 이상의 책이 있다. 장 칼뱅의 기독교강요를 비롯해 오래된 판본과 역사신학 주석서 등 희귀본이 가득하다. 그중 35%는 인문학 서적이다. 그는 “보편신학으로서의 역사적 개혁신학을 하려고 노력해 왔고, 모든 학문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 사상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했다. 인생을 통틀어 20대에 주님을 깊이 만났다면, 30대에는 신학 모든 분과의 통합을 봤고, 40대를 거쳐 50대에 들어서면서 모든 학문이 통합되는 경험을 했다.

그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모든 학문의 세계 속에 들어가 있다는 기쁨을 누렸다”고 했다. 본인뿐 아니라 목회현장에서도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 왔다’를 공과교재로 쓸 만큼 부지런히 읽고 사유하는 힘을 가진 성도를 키워내고 있다.

목회자의 성적 타락, 설교 표절, 목회 세습 등 무수한 한국교회의 문제가 있는데 근원적인 이야기를 하는 까닭을 물었다. 그는 “기독교 윤리론의 기초는 ‘성추행하지 말라’와 같은 구체적인 지침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있다”고 했다. 하나님이 원하는 사랑의 사회가 무엇인지 그 뜻을 묻지 않고 그런 사회를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고민 없이 복음을 만나니 복음을 가볍게 받아들인다”며 “그래서 복음이 주는 방식대로 사상을 갖고 윤리적 확신을 갖고 사는 게 어려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엔 여전히 불완전한 회심이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목사는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듯 도덕적 회심을 넘어 신학적으로 진실한 회심이 필요하다”며 “사회에 구조적인 거대 악이 있을 때 변절하는 그리스도인들도 많지만, 진실한 회심을 한 이들은 현실을 능가하는 하나님의 은혜로 이겨내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책에서 시종일관 그리스도인 그 자체로 ‘존재의 울림’이 있는 삶을 살라고 권면한다. 그리스도인으로 성공하고 출세해서 자신을 빛내는 삶에서 존재의 울림은 나오지 않는다. 그는 “하나님은 절대로 꽃길만 걷게 하지 않고 고난의 길을 가게 하신다”면서 “넘어지고 깨어지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꿈과 이상을 바라보며 힘이 닿는 한 주님을 사랑하며 걸을 때 존재의 울림이 있는 삶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양=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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