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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영철 둘러싼 남남갈등… 청와대 조급증이 문제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 소식은 대한민국을 일거에 남남갈등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정치권은 두 동강이 났다. 국회 운영위는 김영철 방남 배경을 듣기 위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석을 놓고 논쟁하다 파행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로 몰려가 방남 불가 결의문을 전달했다. 이에 청와대와 정부는 김영철을 감싸는 데 급급했다. 온라인에선 ‘이게 나라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가 내려오고 평창올림픽 폐막식이 열리는 오는 25일엔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된다.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배후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은 2010년 8월 천안함 폭침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개인으론 유일하게 김영철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같은 해 11월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도 김격식 당시 4군단장과 김영철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기에 배후를 알 수 없다는 자료까지 배포한 정부의 행태는 이해가 안 된다. 김정은의 김영철 파견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개막식 참석차 방한했을 때 천안함 현장을 방문한 것에 대한 반격의 성격이 짙다. 대북제재 흔들기와 남남갈등, 한·미 공조 교란이라는 불순한 의도는 기본으로 깔고 있다.

북한의 통지를 그대로 수용한 정부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 제재 원칙을 허물기 전에 과연 어떤 고민을 했는지 묻고 싶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유족 입장을 한번이라도 고려했다면 “왜 하필 김영철이냐”고 대표단 교체를 요구했을 것이다. 과거 행적보다는 실질적 대화가 중요해서 수용했다는 정부의 해명은 또 한 번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오죽했으면 24일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나섰겠는가.

남북관계 개선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잘못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재로선 김영철의 방남을 환영할 분위기는 아니다. 천안함의 아픔이 깊기 때문이다. 한 달여 뒤인 내달 26일이 천안함 폭침 8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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