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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총 새 회장 선임 파행 정부 입김 탓인가

한국경영자총협회 차기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파행이 빚어졌다. 경총은 22일 정기총회를 열고 새 회장을 뽑으려 했으나 내정자로 알려진 박상희 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에 대해 반대 여론이 일면서 무산됐다. 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는 비공개 회의를 갖고 논의했으나 적임자를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이르면 이달 말 다시 거론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여러 설이 난무하면서 잡음이 증폭됐다. 지금까지 나온 말을 모두 종합하면 정부가 노동정책에 강성인 김영배 상근부회장이 적극 천거한 박 전 회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회원사인 주요 대기업 역시 중소기업 경영자 출신이 경총 수장이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게 여긴 기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총은 1970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회장, 부회장 모두 공석 상태가 됐다. 경총은 경영계 의견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용자 단체로 노사정위원회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대응하는 조직으로서 정부의 노사정책 수립과정에 경영계의 입장을 반영해 왔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휴일근로 중복할증, 파견근로자 직접근로 등 노동 관련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경총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됨에 따라 노사관계 현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유명무실한 데 이어 경총까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으면 기업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일자리 창출 등 핵심 과제를 다뤄야 할 시기에 경총의 기능 상실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정부는 만에 하나라도 민간단체인 경총의 회장 선출에 간여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경총은 하루빨리 내분을 추슬러 이른 시일 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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