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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창올림픽 남남갈등 증폭되지 않도록 만전 기해야

“정부는 올림픽 성공에 초점 맞춰 상황 신중하게 관리하고, 북한은 내달 8일 건군절 행사 재고해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남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 구성 등을 놓고 찬반 여론이 맞서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2일에는 보수단체가 서울역광장에서 북한 인공기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화형식을 열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에 발끈해 2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한의 사죄와 가담자 엄벌, 재발방지 대책 강구를 요구했다. 고공 줄타기를 지켜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성사시킨 북한의 참가가 남남 갈등을 촉발하는 불쏘시개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는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북한의 참가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 북한의 참가가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높이고 흥행에도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나 한반도 긴장 완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올림픽 참가 카드로 국제적인 대북 제재에 구멍을 내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참가가 올림픽의 성패를 좌우할 것처럼 매달리는 듯한 정부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불편하다.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선의에서 시작됐더라도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면 국론 분열만 부를 뿐이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 남북 합의에 따라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 등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야겠지만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가 훼손되지 않아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운영 등 선수단 운영에는 정치적 의도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과 경기력 극대화란 원칙과 스포츠 정신에 따라 팀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북한은 남남 갈등을 촉발할 빌미가 되는 언행을 자제해야겠다. 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2월 8일을 건군절로 지정하고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재고하는 게 마땅하다. 한국과 미국이 동계올림픽 기간에 예정됐던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한 만큼 북한도 군사적 대결을 시사하는 열병식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게 맞다. 남한 내 보수세력을 겨냥한 비난 역시 멈춰야 한다.

야당과 보수단체는 북한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부르고 인공기를 불태우는 건 올림픽의 성공 개최는 물론 한반도 정세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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