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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결국 세이프가드 발동… 민관 협력이 절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삼성전자·LG전자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지 16년 만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서막에 불과하다. 이달 말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통상법 232조 조사 결과 발표 등 일련의 보호무역 조치들이 예고돼 있어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연간 1조원에 달하는 미국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위, LG전자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싼 가격 때문이 아니라 품질과 기술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태양광업계도 말레이시아와 중국 다음으로 큰 1조3000억원대의 미국 시장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문제는 삼성·LG전자에 밀린 월풀 등 미국 전자·IT 기업들이 TV, 냉장고, 에어컨 등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피해를 호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면밀하고 다각적인 전략이 시급한 이유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민관대책회의에서 “부당한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당연한 조치다. 2002년 철강 세이프가드, 2013년 세탁기 반덤핑 관세, 2014년 유정용 강관 반덤핑 관세 등 미국의 과도한 조치를 WTO에 제소해서 승소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승소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다 낙관할 수만도 없다.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국들과 공동 대응해 국제사회에서 여론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 손에는 북핵 공조 카드를 쥐고 다른 쪽으로는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 측 요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도 진행 중이다.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 공조가 절실하더라도 통상 문제는 별개로 대응해야 한다.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정부와 기업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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