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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전히 어정쩡한 가상화폐 대책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3일 실명이 확인된 사람에게 가상화폐 신규 거래를 오는 30일부터 허용키로 하는 등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막혔던 새 거래가 재개됨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뜨거워질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 당국은 지금까지 거래에 활용되던 가상계좌는 사용이 중지되고 엄격한 실명확인을 거치기 때문에 기존의 투기판은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규 계좌 개설이 은행 자율에 맡겨졌지만 사후 당국의 집중점검이 예정돼 있어 은행이 새 계좌를 트는 데 상당히 소극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발표는 금융 당국의 명확한 입장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가상화폐 논란 이후 한동안 빚어졌던 혼선의 일부가 일단락됐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아쉽다. ‘거래소 폐쇄’ 여부다. 거래소 폐쇄는 가상화폐 시장 전반을 흔드는 결정적인 사안이므로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당국은 이번 발표에서 이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지난 18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국회에서 “거래소를 전면 폐쇄하거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곳만 폐쇄하는 두 가지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당국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나 어정쩡한 모양새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가상화폐 거래소 전체를 일거에 문 닫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후폭풍이나 부작용이 너무 크다. 불법을 저지르는 곳은 강력하게 처벌하되 그렇지 않은 경우엔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의 동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은 적극 활용하되 투기 조장과 탈법은 근절하는 묘수를 시급히 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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