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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핵화 원칙 유지하며 남북 대화에 임하라

북한이 오는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자는 정부의 제의를 수용했다. 2015년 12월 차관급 회담 이후 25개월 만의 남북 당국회담이다. 수정 없이 제안을 받아들인 점이 눈에 띈다. 격과 일정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던 전례를 볼 때 이례적이다. 회담 성사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엿보인다. 한·미 정상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도 한몫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반도 정세가 대결에서 대화로 전환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겠다.

북한은 의제를 평창올림픽 대표단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 문제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연기를 넘어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도 언급할 수 있다. 평창 참가 대가 청구서다. 대규모 현금이 수반되는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흐름과 맞지 않다. 북측 요구 수위에 따라선 회담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

차분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해 북측 요구에 섣불리 움직여선 안 된다. 성급하게 논의를 확대할 경우 북한 전략에 휘말릴 수 있다. 북한 참가 문제를 매듭지은 뒤 이산가족상봉이나 군사회담 등 우리 요구 의제로 이동시키는 질서 있는 전략이 요구된다. 여의치 않을 경우 회담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다는 각오도 필요하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대원칙이다. 북한이 핵을 고집하는 한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회의 제재 기조와 함께 가야 한다.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백악관은 최대의 압박을 지속하고,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양국 정상 통화 내용을 발표했다. 청와대 브리핑엔 없었다. 청와대가 밝힌 대화 성과를 기대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백악관 발표에서 빠졌다. 온도차가 느껴진다. 남북 회담의 종착지는 한반도 평화여야 한다. 이를 위한 한·미 공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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