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한·미 FTA 개정 협상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대응하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1차 협상이 5일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지난해 10월 한·미 FTA를 개정하기로 합의할 때까지 과정을 돌아보면 우리쪽의 완패로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재협상은 없다”며 안일하게 대응하던 정부는 노련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협박에 속절없이 백기를 들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에 또 다시 휘말려선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미국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되 얻어낼 것은 확실하게 챙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의 패는 나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관심사인 자동차·철강 분야를 비롯해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를 ‘불공정 무역 사례’로 콕 찍어 거론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한·미 FTA 1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자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농축산물 추가 개방은 ‘레드라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업을 지키다보면 다른 분야에서 시장을 열어줘야 하는 만큼 협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정 분야를 성역으로 두기보다 각 부문의 실익을 따져가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정부는 소고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기준 완화 등 불합리한 독소조항들을 정상화하고 여행,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 부문의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상대방 국가의 정책 등으로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개선 문제도 이 기회에 손봐야 한다. 미국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선 다양한 역공 카드를 구사하면서 고도의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은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윈윈 협상이 돼야 한다. 삼성·LG전자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도 임박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통해 미국의 무차별적인 통상 압박을 막아내야 한다. 한·미 간 북핵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더라도 경제적 협상은 별개여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