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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만달러 시대 삶의 질 향상 말성찬에 안 그치려면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3% 성장으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게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내년 1인당 국민소득 3만2000달러를 바라보고 있지만 삶의 질은 1만 달러 시대에 머물러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 삶의 질’ 보고서를 보면 조사대상 38개국 중 29위다. 삶의 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국민 삶의 질 개선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는 평가할 만하다.

관건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정부는 일자리와 혁신 두 가지 축으로 가계소득을 늘리는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러나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만들어낼 당근책이 안 보인다. 육아휴직 후 고용을 유지하는 중소기업 대상으로 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나 일자리창출 우수업체를 공공부문 입찰에서 우대하겠다는 것 등은 근본적 해법이 되지 못한다. 규제완화로 기업들이 투자할 물꼬를 터줘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핀테크, 드론, 자율주행차 등 핵심 선도사업에만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아쉽다.

정부가 노동시장 혁신을 위해 사회적 대화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은 눈길을 끈다. 노동계의 ‘촛불 청구서’에 끌려 다니지 말고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서서히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되지 않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사회 구성원들의 양보가 필요하다. 친노동 정책을 펴온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면서 혁신성장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여당이 요구해온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내년 여름 내놓겠다고 했다. 노무현정부에서 경험했듯 종부세 폭탄은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면밀한 검토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보유세 인상이 특정 지역의 초다주택자로 국한한 핀셋 처방이 돼야 하는 이유다. 세계적 흐름에 맞춰 거래세(양도소득세) 인하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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