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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제도 개선 서둘러라

산업체에 파견돼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학생들이 안전사고 등으로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현장실습생 안전사고는 21건으로 집계됐다. 산업재해로 인정돼 처리된 수치여서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업계고 졸업반 학생들은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산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가야 한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제도는 현장실습을 거쳐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연결시켜 주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아 제도 개선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실습생은 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표준협약서를 작성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생 신분인데도 하루 12시간 노동에 시달리거나 위험하거나 정규직이 기피하는 허드렛일을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부 실태점검 결과 지난 2월 현재 현장실습이 진행 중인 업체 가운데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 일하게 한 업체가 95곳, 실습생에게 위험한 업무를 맡긴 업체가 43곳,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업체가 27곳, 성희롱 발생 업체 등이 17곳으로 조사됐다. 현장실습제도가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이 아니라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학교 또한 이런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취업률을 의식해 기업의 부당행위를 눈감아 주거나 학생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실습생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10대 후반인 청소년들이 사회에 정식으로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노동착취의 대상이 되는 걸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현장실습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장점은 살려나가되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도 실습생들의 안전과 노동인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현장실습을 선택제로 변경하거나 교육훈련 위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겠다. 정부나 지자체가 현장실습 계약과 근로기준법이 준수되는지를 관리·감독하고 위반 업체에게는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취업률에 치우진 교육 당국의 실업계고 평가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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